2008. 9. 3. 10:00

젠하이져 MX 400 RC

갑자기 여분의 이어폰이 필요하여 정말 간만에 다시 이어폰 survey에 들어갔다. 역시나 네이버 카페인 '닥터 헤드폰'을 가장 먼저 방문하여, 여분의 이어폰으로 적합한 저가의 이어폰이 뭐가 있나 들여다 보았다. 근데 이건 마치 헤드폰 처음 고를 때, PX-200이 정말 많이 눈에 띄는 것 만큼이나 저가 이어폰에서는 MX-400이라는 놈에 대한 얘기가 참 많았다. 벌크는 2~3천원 정품은 6~9천원 정도하는가 보다..

일단 젠하이져의 제품인 만큼 저음 성향이 강하다는 기본을 깔고 있었고, 저가임에도 불구하고 베이스를 잘 살리고 고음에서도 문제없는 소리를 들려준다는..뭐 만원도 안하는 이어폰에서 음질을 찾기 보다는 행여나 정말 어이없는 놈을 골라서 괜히 만원이라도 날릴까봐 최소한의 검색을 해 본 것이었다. 가격이 가격인 만큼 소리는 가격대 성능비라는 말이 항상 앞에 붙어 있었으며, 그 뒤에는 최강이라는 단어가 따라왔다.

즉! 가격대 성능비 최강 이어폰 MX-400 이라는 거다. ^^:

그 다음으로는 이녀석 정품, 아이리버 번들, 신형/구형, 벌크, RC, SE,... 뭐 종류가 굉장히 많은거다.. 그리고 400 이후에 나온 녀석들과의 도토리 키재기 논쟁도 꽤 있었다. 구형은 좋았는데, 요새 신형은 베이스가 별로라는 둥, 이제는 MX-450을 사야 한다는 둥.. 좌우 유닛간의 줄의 길이가 대칭 비대칭인 종류 등등등..  괜히 골치아파서 그냥 선이 짧은 것으로 골라 연장선에 이어서 쓰려고 짧은게 뭔지 보니 바로 MX-400 RC 였다. 어이없게 가격은 긴 것에 비해 약 2천원 정도 더 비싸다는.. (예전부터 이게 참 궁금했는데 '경제학 콘서트'를 읽고 나서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되었다. 혹 같은 궁금증으로 오래 고생(?)하시는 분들은 이 책을 읽어보시기를..)

구입하고 보니 일단 처음 단점부터 들어왔다. 청음을 하기 위해 딸려온 이어솜을 장착하려는 순간 정말 너무도 쉽사리 이어솜이 찢어져 버린거다. 뭐 별거 아니지만 싸구려 티 팍팍..^^; 이어솜 없이 그냥 꼽아보았다. 생각보다 뭐 착용감은 괜찮은듯.. 내가 워낙 착용감에 민감한 스타일인데도 그냥 무난한 느낌이었다. 이어솜이 없어서 오히려 나같은 작은 귀에 더 맞는지도 모르겠다. 그 다음 소리!. 음.. 역쉬 만원정도의 소리를 들려주는 듯 했다. PX-100에서 느끼던 공간감이나 베이스의 울림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친구의 3만원 호가하는 소니 커널형에 비해 훨씬 나은 음질을 들려주었다. (어쩌면 내 취향이 그 소니 커널형에 맞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자연스러운 음감에 적절한 베이스.. 저음 성향으로 인해 젠하이져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답답함도 고대로.. 가져온듯 하다.. E700의 고음성향을 기대하면 안됨!

뭐 결국엔 만원어치의 이어폰을 잘 구입한것 같다. 여분으로 필요한 것이었기에 편하게 들고 다니며 들을 수 있게되었다는..^^

2008. 8. 16. 01:16

득청? Sony MDR EX-51, 젠하이저 PX-100, 크레신LMX-E700 비교?

일단 내가 어이없게 헤드폰, 이어폰의 청음비교를 하기 이전에 내가 막귀라는 사실을 알려둔다. 내가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고를 때 최우선으로 하는 것은, 음질이 아닌 착용감이다.

그러던 내가, 최근 사용하던 이어폰이 없어서, 한 4개월간 PX-100을 주로 이용하게 되었다. 다들 아다시피, PX-100은 국민 헤드폰이라고 불리우는 PX-200과 매우 흡사한 디자인의 오픈형 헤드폰이다. PX-200이 밀폐형으로 뭔가 답답하고 울리는 듯한 음감을 보이는 반면, PX-100은 공간감있고, 자연스런 음색을 전해준다. 젠하이저의 대다수 음질이 그렇듯이 베이스가 강한데, 누군가가 그랬듯이 이퀄라이져 셋팅에서 베이스를 조금 줄여주면, 정말 내 수준에서는 최고의 음질을 제공한다.

이렇게 지내기를 4개월, 그동안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질 못했던거다. 그래서일까? 오랜만에 친구의 이어폰 소니 MDR EX-51을 빌려서 듣고는 정말 깜짝 놀라버린거다. 참고로 EX-51은 커널형으로 유닛 사이즈가 굉장히 작아서 착용감으로는 내가 아주 선호하는 타입이다. 그런데 4개월동안 PX-100에 길들여진 내 귀는 EX-51의 허접한소리를 견뎌내질 못했다. 선천적인 막귀가 헤드폰 생활 4개월로 득청을 한건지도..^^: 암튼.. 분명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엄청난 차이가 느껴지는거다. 일단 음색 자체가 어이없다. 게다가 공간감이라고는 찾을 수 없으며, 악기 소리들도 구분되지 못할 정도였던 거다..

아~ 이게 사람들이 느끼는 차이였던거구나 하던 차에, 정말 그런가 하고, 크레신의 E700을 후배에게 빌려 들어보았다. 흠.. 역시.. EX-51하고는 차원이 다른 소리를 들려주었다. PX-100과는 뭔가 정반대의 특성을 가진듯 한데, 암튼 그래도 시원한 음색이 느껴졌다. 공간감에 있어서는 역시 PX-100을 못따라 오는듯.. 문제는 착용감. E700의 착용감은 내가 가장 견디기 힘들어하는 크기와 무게다.

정리해보면,

착용감 : EX-51 > PX-100 > E700

음질    : PX-100 >> E700 >> EX-51


2008. 3. 27. 22:33

이어폰 수리하기 (낙성대 AV)

SONY MDR-E930 !
  내가 최근에 구입하여 쓰고 있었던, 이어폰이다. 그동안 여러 이어폰들을 주로 저가 위주로 써봤지만 E930만큼이나 만족을 준 제품은 없었다. 막귀인 나에게 이어폰의 성능 기준은 단지 착.용.감. E930은 오픈형 이어폰으로는 매우 작은 사이즈의 unit을 채용하고 있다. 13.5mm의 유닛 사이즈는 나처럼 귀가 작아서, 오랫동안 이어폰을 착용하면 통증이 오는 사람들에게는 딱 좋은 것 같다. 어느 제품평에서는 귀가 작은 여성들을 위해서 나왔다고도 써 놨던데, 남자중에도 나처럼 귀가 작은 사람이 있으니..^^
  이 이어폰의 문제는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내가 이어폰을 소중히 다룬다고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막다루는 편도 아닌데, 3개월만에 소켓부분의 접촉이 이상한지 한쪽이 소리가 안나오기 시작했다. 분명 문제는 소켓부분의 접촉 이상.. 나름 공학도인 나는 인터넷의 자가 이어폰 수리기를 읽어보며 내 손으로 고쳐보려했다. (어차피 또 e930을 사야 하는데, 단지 단선만 잘 이어주면 될 것을, 진동판도 아무 문제 없는 것을 버리고 같은 것을 또 사기가 너무 아까웠던 것이다)
  흠.. 대학원 연구실은 그나마 이런 저런 전기 도구 및 장비들이 잘 갖춰져 있다. 난 다른 사람들이 가정에서도 뚝닥 잘 고치는 모습을 보고 시도해 보았다.
  결과는, 실.패.다. 끊어졌다고 예상되는 부분을 잘라내고 새로운 소켓을 잇는데 까지는 성공했으나, 너무 볼품없게 되어버렸다. 이어 붙인 부분이 거의 손가락 만한 굵기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
  결국 수리점에 맡기기로 하였다, 그러나 SONY는 저가의 이어폰은 소모품으로 규정하고 A/S를 해주지 않는단다. 아무리 그래도 2만원하는 이어폰을 단지 단선을 이유로 버릴수야! 또다시 인터넷을 뒤져 보니 낙성대 AV라는 재야의 유명한 이어폰 수리점이 있었던 것이다. 네이버의 리시버 카페에서도 이 수리점의 명성은 대단했다. 2주를 벼르다가 오늘 드디어 낙성대 AV를 찾아 약 5분 만에 수리를 마쳤다. 역쉬 사장님은 대단한 고수이신듯. 뒤돌아서 슉슉하더니 수리를 마치셨다.
  흠.. 자세히 보니 내 이어폰의 진동판(귀에 꼽는 부분전체)을 멀쩡한 다른 이어폰 줄에 붙여 넣은 것이었다. 흠.. 그게 더 쉬운 방법인건가?? 다행이 e931의 잔해에 내 것을 붙여 넣어서 음질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잘 쓰고 있다. ^^ 또 좋은 점은 기존의 긴 선을 짧게 고쳐달라고 해서 이제는 연결선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하면, 소켓부위의 단선문제는 연결선만 교체하면 되니 어느 정도 해결된다는 후배의 전언을 따른 것이다.
  예전에는 이어폰이 제대로 소리를 내지 못하면, 그냥 버리곤 했다. 고치기 귀찮으니깐.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1~2천원하는 전선의 문제인 것이다. 진동판이 나가서 버린다면 할 말은 없지만, 그게 아니라면. 단순한 단선이라면. 정말 아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돈 2만원이 문제가 아니라 사실을 놓고 보면 정말 어이없지 아니한가. 수리비가 7천원이 들어서 뭐 크게 금전적 이익을 본 것은 아니지만. 수리할 만한 것을 수리하여 쓰게 되었다는 점에서 뜻깊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