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3. 27. 22:33

이어폰 수리하기 (낙성대 AV)

SONY MDR-E930 !
  내가 최근에 구입하여 쓰고 있었던, 이어폰이다. 그동안 여러 이어폰들을 주로 저가 위주로 써봤지만 E930만큼이나 만족을 준 제품은 없었다. 막귀인 나에게 이어폰의 성능 기준은 단지 착.용.감. E930은 오픈형 이어폰으로는 매우 작은 사이즈의 unit을 채용하고 있다. 13.5mm의 유닛 사이즈는 나처럼 귀가 작아서, 오랫동안 이어폰을 착용하면 통증이 오는 사람들에게는 딱 좋은 것 같다. 어느 제품평에서는 귀가 작은 여성들을 위해서 나왔다고도 써 놨던데, 남자중에도 나처럼 귀가 작은 사람이 있으니..^^
  이 이어폰의 문제는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내가 이어폰을 소중히 다룬다고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막다루는 편도 아닌데, 3개월만에 소켓부분의 접촉이 이상한지 한쪽이 소리가 안나오기 시작했다. 분명 문제는 소켓부분의 접촉 이상.. 나름 공학도인 나는 인터넷의 자가 이어폰 수리기를 읽어보며 내 손으로 고쳐보려했다. (어차피 또 e930을 사야 하는데, 단지 단선만 잘 이어주면 될 것을, 진동판도 아무 문제 없는 것을 버리고 같은 것을 또 사기가 너무 아까웠던 것이다)
  흠.. 대학원 연구실은 그나마 이런 저런 전기 도구 및 장비들이 잘 갖춰져 있다. 난 다른 사람들이 가정에서도 뚝닥 잘 고치는 모습을 보고 시도해 보았다.
  결과는, 실.패.다. 끊어졌다고 예상되는 부분을 잘라내고 새로운 소켓을 잇는데 까지는 성공했으나, 너무 볼품없게 되어버렸다. 이어 붙인 부분이 거의 손가락 만한 굵기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
  결국 수리점에 맡기기로 하였다, 그러나 SONY는 저가의 이어폰은 소모품으로 규정하고 A/S를 해주지 않는단다. 아무리 그래도 2만원하는 이어폰을 단지 단선을 이유로 버릴수야! 또다시 인터넷을 뒤져 보니 낙성대 AV라는 재야의 유명한 이어폰 수리점이 있었던 것이다. 네이버의 리시버 카페에서도 이 수리점의 명성은 대단했다. 2주를 벼르다가 오늘 드디어 낙성대 AV를 찾아 약 5분 만에 수리를 마쳤다. 역쉬 사장님은 대단한 고수이신듯. 뒤돌아서 슉슉하더니 수리를 마치셨다.
  흠.. 자세히 보니 내 이어폰의 진동판(귀에 꼽는 부분전체)을 멀쩡한 다른 이어폰 줄에 붙여 넣은 것이었다. 흠.. 그게 더 쉬운 방법인건가?? 다행이 e931의 잔해에 내 것을 붙여 넣어서 음질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잘 쓰고 있다. ^^ 또 좋은 점은 기존의 긴 선을 짧게 고쳐달라고 해서 이제는 연결선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하면, 소켓부위의 단선문제는 연결선만 교체하면 되니 어느 정도 해결된다는 후배의 전언을 따른 것이다.
  예전에는 이어폰이 제대로 소리를 내지 못하면, 그냥 버리곤 했다. 고치기 귀찮으니깐.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1~2천원하는 전선의 문제인 것이다. 진동판이 나가서 버린다면 할 말은 없지만, 그게 아니라면. 단순한 단선이라면. 정말 아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돈 2만원이 문제가 아니라 사실을 놓고 보면 정말 어이없지 아니한가. 수리비가 7천원이 들어서 뭐 크게 금전적 이익을 본 것은 아니지만. 수리할 만한 것을 수리하여 쓰게 되었다는 점에서 뜻깊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