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2. 2. 15:53

과속 스캔들 시사회를 보다..

과속스캔들.. 제목, 주연 배우(차태현), 홍보 포스터(차태현,박보영,아역배우). 달랑 이 세가지의 사전지식을 갖고 시사회를 보게 되었다. 물론 기대치는 10점 만점에 마이너스 10점이었다. --; 자극 적인 제목에 너무 뻔한 스토리를 예상하게 만드는 홍보물에 일단 시간 때우기용 차태현표 코미디 영화일 것이라는 선입관을 갖게 된거다.. (대체 홍보를 왜 이런 식으로 하는건지.. 오히려 의도적인건가?? )

암튼.. 아는 누나로부터 구한 시사회 티켓으로 영화관 입장.. 초반 10분~20분? "흠.. 이거 뭐 역시 예상대로구만.. 차탸현표 3류 코미디 영화네.." 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약간은 엉성해 보이는 신인들의 연기력과 이미 100% 예상가능한 차태현의 연기가 영화를 보기 전의 선입관을 굳히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굉장히 진부한 스토리 인줄 알았는데.. 그 스토리가 뭉기적대지 않고 적당한 스피드로 지나간다. 쓸데없은 갈등구조나 감정이입 없이 스토리가 매끄럽게 진행이 되더니.. 스토리가 전개될수록 각 배역들의 캐릭터가 잘 살아나는 거다.. 거기다가 90년대의 음악이 어우러지면서.. 박보영의 매력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게다가 너무 귀여운 아역배우의 깜찍한 연기도 영화의 재미를 거든다..  또 차태현의 뻔할 것이라 생각했던 연기는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자연스럽고 과장되지 않게 느껴지는거다..

이렇게 스토리가 진행이 되고 보니.. 계속해서 웃음을 짓게 만들면서 나를 영화속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었다.  그렇게 과장되지도 않고 스토리를 질질 끌지도 않으며.. 신인 배우 , 아역배우, 중견(?) 배우의 연기가 잘 어우러져서 아주 산뜻한 느낌의 가족영화라는 느낌이다. 좋은 영화라는게 여러가지 기준이 있겠지만, 나는 영화가 갖는 철학(?)이나 영화가 주는 메시지 보다는 그야말로 엔터테인먼트로써의 영화를 즐긴다. 액션은 화끈한 액션, 스릴러는 긴장감 넘치게, 코미디 영화는 쓸데없는 억지 감동없이 그냥 즐거운 영화를 좋아한다는 건데, 나의 이런 영화기준에 비추어 볼 때, 이 영화는 100점짜리로 충분하다.. 영화를 보고 나서도 계속해서 장면 장면이 생각나고, 흐뭇한 웃음이 나고, 영화속 음악을 흥얼거리게 되는 이 영화는, 작품성은 어떤지 몰라도 관객에게는 이 연말에 가장 좋은 영화가 될 것 같다..

마음에 걸리는게 있다면, 뭔가 자극적이려고 의도하는 듯한 영화 제목과 강한 인상을 주지 못하는 영화 포스터인데.. 오히려 이런 전략이 굉장히 고단수의 기법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 영화의 홍보수준은 영화에 대한 기대치를 상당히 떨어뜨리는 것이 사실이지만, 상당히 떨어진 기대치로부터 그 이상의 만족을 얻게 되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뭐지??? ^^ 홍보전략가는 초천재인건가???

2008. 2. 12. 17:41

설 연휴에 본 Once upon a time... T.T

설에 영화를 보려고 했다. 여자친구는 이미 "더 게임"을 본 상태. 이번 설에는 우생순외에는 딱히 볼 만한 영화가 없었는데.. 그나마 'Once upon a time'이 평이 좋았던거다. 영화 사이트의 평은 혹 알바들이 있을까 싶어 블로그나 여러 사이트의 리뷰게시판을 들여다 보니, '기대 하지 않고 보면 볼만한 영화' 라는 평이 대다수였다.
사실은 전지현/황정민의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를 보고 싶었으나, 벌써 내 주위 여러 사람들이 보고 나서 경고메시지를 전달해 주었다. 대부분 30분 이상 견디기 어려웠다는 감!상!평!
아무튼 그래서 결론은 원스어폰어타임..

영화를 보는 시각은 각자 다를 수 있겠지만.. 참 한밤중에 여친을 불러낸 것이 미안해지는 영화였다. 시종일관 웃기지도 않는 웃기려는 시도, 어울리지 않는 시대 배경.. 어쩌면 이게 이 영화의 의도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그렇게 만들려고 노력했을 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나의 시각에서는 정말 어정쩡한 영화 그 이상도 아니었다. 정말 정말 예전에 '귀천도'라는 영화가 있었다. 그 영화를 보고 다시는 한국영화를 보지 않겠노라고 다짐했었다. 그러다가 '편지', 'JSA' 등을 보면서 한국영화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런데 최근 몇편에서 얻은 실망감에 '원스어폰어타임'의 결정타로 당분간 영화선정에 신중을 기하기로 했다.

영화를 보고 다시 관람평을 둘러보니 재밌었다는 사람들도 꽤 있고, 흥행에 있어서도 설 연휴에 가장 성공한 영화중 하나라고 하니.. 역시 사람들의 기호차이는 존재하는구나 싶었다. 나는 영화에서 깊은 철학이나 의미를 찾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정말 재밌어서 한참을 웃을 수 있거나, 아무이유없이라도 슬퍼서 눈물을 흘릴 수 있거나, 아니면 정말 너무 평범해서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는 영화를 보고 싶은 1인이다..  그런 영화가 보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