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2. 9. 21:03

유언장(The testament) - 존 그리샴(John Grisham)


  존 그리샴의 유언장이란 소설..
  존 그리샴의 소설은 모두 어느정도 예측가능하다. 이 작가는 법정 스릴러의 대가이며, 그의 소설 중 몇몇은 영화로도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내가 어렸을 적, 톰 크루즈 주연의 The Firm 이라는 영화를 보고서는 법정 스릴러물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게 되었는데, 아마도 그때부터 존 그라샴을 좋아할 수 밖에 없었던것 같다.
  처음 법정 스릴러를 읽었을 때의 느낌은, 팽팽한 긴장감과 판사, 검사, 변호사들의 치밀한 두뇌 싸움이 참 재밌게 그려진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변호사들은 상류 사회에 속해 있고, 그들의 풍족한 삶을 바라보는 동경과 재미도 분명 즐거움의 일부였다. 하지만 존 그리샴의 소설은, 내가 보는 관점에서는 또 다른 즐거움을 제공한다. 이 작가는 법조계 출신이면서도 소설을 쓰고 있는데, 아마도 이사람은 원래 소설을 써야 할 사람이 법조계에 발을 담근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한다.( 물론 이미 소설가로 엄청나게 성공했으니 당연한 얘기인것도 같다.) 무슨 말이냐면, 법정에서 오고가는 스릴외에 존 그리샴의 소설에는 서정성이 담겨 있다는 점이다. 최후의 배심원을 읽고 난 후에는 1970년대 미국의 풍광과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본 느낌이었다. 물론 이야기의 전개가 재미없었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만큼 주된 이야기를 풍성하게 채워나가는 그의 스타일에 반했다고나 할까? 또, 브로커를 읽고 나면, 이탈리아의 거리를 걷고 나온 느낌이 들었다.
  이 유언장을 읽고난 후의 느낌은.. 일상에서 벗어나 정글을 여행하고 온 느낌이다.. 이 책은 존 그리샴의 다른 책들 처럼 쉽게 읽히지는 않았다. (사실 좀 지루했던 기억이 난다.) 다른 책들에서 느꼈던 팽팽한 긴장감은 많이 느슨해져 있었다. 이미 그의 책을 너무 많이 읽어서 어느 정도 예측이 되고 또 내 나름대로 적응이 되어서 감흥이 떨어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반감된 긴장감을 나름 스펙타클한 정글 여행의 묘사가 채워주고 있다.
  이 책의 감상평(?)을 짧게 내리자면, 존 그리샴의 법정 스릴러를 예상했다면 살짝 실망스럽다. 하지만. 그의 문학성(?)을 즐긴다면, 주인공 변호사가 남미 정글을 탐험(?)하는 스토리가 싫지는 않을 것 같다. 나도 몇번 책을 놓았었지만, 정글 탐험이 시작되고 부터는 한 순간에 읽어 나갓으니 대부분의 존 그리샴의 팬들도 큰 실망 없이 볼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