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클린 플래너 (Franklin Planner) 정말 필요한 것인가???
매년 연말과 연초에 다이어리를 사려는 고민을 하게된다. 어렸을 때는 잘 몰랐지만,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한해 한해 지나가는 것이 정말 짧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한 해를 알차게 살고 싶게 되고, 그러자면 계획을 세워야 하고, 따라서 계획을 정리할 또는 기록할 다이어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도 이런 고민을 3년 전 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점점 늙어가고 있다는...) 오랜 시간의 웹서핑 끝에 프랭클린 플래너 라는 것을 사면 내 인생이 완전히 바뀌어 버릴것 같았다. 세계적으로 많은 유몀인들이 사용하고 있는데다가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인 코비 박사가 만든(?) 것이고 추천에 추천을 하고 있으므로 당연히 난 새로운 인간으로 바뀔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문제는 가격. 정말 3개월을 고민했다. 다이어리 하나에 7~8만원이라.. 속지만 3만원.. 난 CEO버젼을 구입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것이다. 왠만한 다이어리.. 한 만원이면 사는데.. 흠.. 코비 박사가 말하길 프랭클린 플래너는 다이어리가 아니라 플래너라고 했다. 그냥 기록 도구가 아니라는거지.. 게다가 이 플래너는 기존의 다이어리와는 다른 새로운 개념의 신세대 인간관리 도구란다.. 결국 괜히 3개월 시간낭비만 하다가 구입결정..
이제 3년의 세월이 지났다. 남은 것은? 아무것도 기록되지 않은 구입 상태 그대로의 수많은 속지들 뿐이다. 흠냐.. 결국 나는 3년 동안 계속 활용은 못하면서 버리지도 못하는 플래너를 위해 속지를 매년 구입했고. 활용도는 제로에 가까웠다. 문제는 무엇일까? 나는 플래너 자체의 활용도 보다는 플래너를 사용한 사람들의 생활 성공 사례 들에 너무 빠져 있었던 것이다. 코비 박사의 생활 개선 방법이나 프랭클린 플래너를 활용하여 생활 개선을 도와주는 방법 등은 아주 이상적이었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플래너는 단지 도움을 주는 도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플래너가 정말 좋으냐 나쁘냐의 문제가 아니라 프랭클린 플래너의 형식이나 구조가 현재의 내 생활을 개선하는데 적합하냐 안하냐의 문제이다. 나의 경우 아직 대학원생이고 생활의 대부분이 정해진 스케쥴과 일정한도의 사람들과의 약속정도이다. 반면 위클리 컴파스는 한 주의 계획을 세울 수 있어서 좋았지만 하루 하루의 일정을 세분할 만큼의 다양한 일을 하고 있지 않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한주에 위클리 컴파스 외에 하루의 일정난은 정말 1%수준의 기록만이 남게 된다. 얼마나 종이 낭비인가?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프랭클린 플래너 소용없습니다' 가 아니라 프랭클린 플래너가 주고자 하는 도움은 굉장히 좋지만 그게 자신의 현재 생활에 적합한가는 충분히 따져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코비 박사의 의도는 그냥 5천원짜리 수첩에서도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 꼭 프랭클린 플래너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3만원에 육박하는 속지 가격.. 한 웅큼의 종이라고 하기엔 분명 너무 비싼 가격이다. 하지만 그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충분히 구입할 수 있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굳이 정확한 판단없이 구입하긴 아깝지 않은가?
이것 참.. 3년 동안 버린 돈이 아까워서.. 급한 마음에.. 슥슥 적어봅니다.. T.T